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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200쇄 기념 확장판)
마음의 위기를 다스리는 철학 수업
강용수 저자(글)
유노북스 · 2023년 09월 07일
기억해 둬야지
독서기간 : 2024.1.12.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행복의 핵심은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인생을 즐긴다는 말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면 안 된다. 행복은 고통을 줄이고, 피하고, 견디는 것에 있다. ‘성공, 부, 명예 등을 얼마나 얻었는가’보다 ‘세상의 고뇌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의 관점이다.
결핍은 고통이고 과잉은 무료함이다.
《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Stumbling on Happiness)》의 저자인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대니얼 길버트 교수는 2,250명을 대상으로 언제 가장 행복한지 뇌의 상태를 촬영하여 발표했다. 그 결과 뇌가 집중할 때 행복하다고 느끼는 반면 휴식할 때 불행하게 느낀다고 발표했다.
욕망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의 인간이 불행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의욕이 너무 쉽게 충족되어 욕망의 대상이 제거되면 인간은 무서우리만큼 공허와 무료감에 빠진다. 따분함은 감당하기 힘든 짐이 된다.
성공하고 싶다면 원하는 바를 가져라.
행복하고 싶다면 가진 것을 즐겨라.
‘그때가 좋았는데…’
‘앞으로 잘돼야 할 텐데…’
우리는 습관적으로 불행의 씨앗을 뿌린다.
지금 행복해야 한다.
돌아보지 말고 내다보지 마라.
아트만은 힌두교의 기본 교의 중의 하나이며, 원래 ‘숨 쉰다’는 뜻이다. 숨 쉬는 생명인 아트만은 ‘나’를 말하는데, 개인에 내재하는 원리를 뜻한다. 반면 브라만은 우주의 궁극적인 원리를 지칭한다. 따라서 아트만과 브라만은 각각 소우주와 대우주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이 우주를 구성하는 ‘개체[我]’에 불과하며 그런 소우주를 포괄하는 브라만(대우주)이 있다는 인식이 생겨난다.
인생은 어떻게든 끝마쳐야 하는 과제와 같다.
그러므로 견뎌내는 것은 그 자체로 멋지다.
쇼펜하우어가 추구하는 행복은 소극적인 입장에서 ‘마음의 평온’이다. 이것은 스토아학파가 주장한 아파테이아와 같다. 아파테이아는 욕구가 없는 금욕의 경지를 말한다. 정념에서 해방됨으로써 평온에 도달하는 것처럼 쇼펜하우어도 마음의 평온을 통해 행복해야 한다고 가르 친다. 중요한 것은 정념을 없애고 조용함을 얻기 위해 마음의 동요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의 평정을 찾는 네 가지 방법
첫째,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정리하라.
둘째, 질투를 경계하라.
셋째, 큰 희망을 걸지 마라.
넷째, 세상에는 거짓이 많다는 점을 알아라.
자기 자신을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슬픔과 환희, 고통과 즐거움, 천국과 지옥의 경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결혼은 자신의 권리는 절반으로 줄이고, 의무는 배로 늘리는 행위다.”
“조건을 고려해서 이성적으로 선택한 결혼에는 본능에 이끌린 사랑 같은 정열이 없다.” 그러나 “성적인 매력에만 이끌려서 결혼하면 평생 후회와 탄식을 안겨줄 반려자를 얻을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홀로서기’와 ‘함께하는 삶’ 사이의 갈등을 ‘고슴도치의 우화’를 통해 풀어낸다.
추운 날씨에 고슴도치들은 얼어 죽지 않으려고 달라붙어 하나가 되지만, 그들의 가시가 서로를 찌르는 것을 느껴 떨어진다. 그러나 추위를 견디지 못해 한 덩어리가 됐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하다 결국 상대방의 가시를 견딜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찾는다. 서로를 따뜻하게 하고 싶어 하지만 서로의 바늘 때문에 접근할 수 없었고 서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체온을 나눴다는 지혜다.
우리는 어떻게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인가? 고슴도치의 비유처럼 인간은 가깝고 친할수록 상처를 줄 가능성이 높다.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결국 타인을 자신의 욕망과 동일시한다는 것이다. 상대에게 자신이 바라는 모습을 강제하는 것도 폭력이 될 수 있다. 상대방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다 보면 아픔을 주는 막말을 하게 된다. 부모는 자식이 본인이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성취하기를 바란다. 남편과 부인은 서로 결혼한 사이라고 해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지 않는 경우도 있다. 사랑하는 사이도 말 한마디 실수로 만남이 깨지는 일이 생긴다.
이와 비슷하게 동양에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너무 가깝지도 않게, 너무 멀지도 않게 하라는 경고로 중용의 의미와도 비슷하다. 그러나 실제 의미의 맥락은 전혀 다르다. 〈논어〉 양화 편에 나오는 본래 공자의 말은 “첩과 종은 부리기 어렵다. 잘 대해 주면 기어오르고 쌀쌀하게 대하면 원망한다. [唯女子與小人難養也 近之則不孫 遠之則怨]”로, 소인배(첩, 종)를 대할 때 가까이하면 다치기 쉽고, 멀리하면 해코지하니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쇼펜하우어의 “상대를 공경하되 거리를 두라”라는 말은 공자가 말한 “경이원지(敬而遠之)”에 더 가깝다. 경이원지 또한 상대를 공경하면서 동시에 거리를 두라는 뜻이다.
“불견상 견절치(不兄想 兄切齒)” “안 보면 보고 싶고 보면 이 갈린다.” 상대편을 몹시 그리워하지만 보고 나면 정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인간관계에 꼭 필요한 약간 냉랭한 거리 두기를 쇼펜하우어는 ‘정중함과 예의’라고 말한다. 거리를 둘 줄 아는 현명한 사람은 비록 따뜻함의 욕망은 충분히 충족되지는 않지만 가시에 찔리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쇼펜하우어는 인간 사회를 ‘불’에 비유했다. “현명한 사람은 적절한 거리를 두고 불을 쬐지만, 어리석은 자는 불에 손을 집어넣고 화상을 입고는 고독이라는 차가운 곳으로 도망쳐 불이 타고 있다고 탄식한다.”
상대방이 나와 다르거나 잘못된 생각을 갖더라도 그 인격을 존경해야 상처를 주는 가시 돋친 말을 피할 수 있다. 서로 세상에 대한 관점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서로를 폭넓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홀로서기’와 타인과 ‘함께하기’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말을 아껴야 되고 마음에 못을 박는 일은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쇼펜하우어가 말했다. “예의는 현명함에 속하고, 무례는 어리석음에 속한다.” 고슴도치 우화의 예에는 오류가 있다. 실제로 고슴도치는 상대가 찔리지 않도록 가시를 눕힌다고 한다. 다른 고슴도치가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할 줄 알며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 바늘이 없는 머리를 맞대며 추위를 이겨 낸다고 한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며,
나 자신을 전적으로 신뢰할 때 가장 행복할 수 있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실험이 있었다. 신생아실에서 갓 태어난 아이에게 다른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려줬더니 그 아이뿐만 아니라 모든 아기가 함께 울기 시작했다. 정작 자신의 울음소리를 녹음해서 들려주면 반응이 없었다. 이것은 타자에 대한 동정심은 타고나며, 다른 사람에게 쉽게 전이된다는 점을 보여 준다. 이런 ‘측은지심’은 살아가는 데 늘 강조됐다.
작가정보
from 교보문고
저자(글) 강용수, 철학자
고려대학교 철학연구소 연구원으로 동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서양 철학을 전공하여 석사 학위를 받고,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랜 시간 인생의 무의미에 대해 고민했다. 학창 시절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의 《삶과 죽음의 번뇌》를 감동 깊게 읽고, 그에게 영향을 받아 철학의 길로 들어선 니체처럼 인생의 허무를 넘어서는 방법을 계속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연구와 강의에서 쇼펜하우어와 니체 철학을 바탕으로 자기 긍정과 행복을 위한 방법을 전하고 있다. 2002년 박사 논문 〈Nietzsches Kulturphilosophie〉가 세계적으로 저명한 니체 스튜디엔에서 “거대한 과제”라는 평을 받으며 유일한 동양인의 책으로 소개되었다. 2014년 〈쇼펜하우어의 행복론〉으로 기존의 염세주의적으로 해석하는 쇼펜하우어 철학에서 탈피해 행복과 욕망의 관계로 진정한 행복에 다다르는 방법을 소개했다. 2015년 쇼펜하우어의 철학 상담과 니체의 철학 상담을 〈실존주의 철학과 철학상담〉으로 소개했다. 2019년에는 〈니체의 정의론에 대한 연구〉로 대한철학회가 수여하는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고려대학교 철학연구소 중점연구소의 연구 교수로 3년간 ‘인간의 행복의 조건’에 대해 공동 연구했다. 저서로 《쇼펜하우어의 고통에 맞서는 용기》, 《니체 작품의 재구성》, 《니체의 『도덕의 계보』 읽기》, 《Nietzsches Kulturphilosophie》 등이 있으며 역서로 《유고(1876년~1877/78년 겨울) 유고(1878년 봄~1879년 11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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